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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키우면서 알게 된 사실 하나 - 종종 차라리 무관심이 감사할 때가 있다.
오늘 있었던 일이다.
파카를 예뻐라 해주시는 사장님 가족과 직원분들이 계신 카페. 거의 매일 들르다시피 하고, 거기 단골 분들 중에는 파카를 꽤 많이 아셔서 파카가 경계심이 많다는 것 그래서 멀찍이서 눈만 돌려 곁눈으로만 파카를 귀여워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감사하게도. 이제는 파카를 잘 아는 아내사장님께서 설파해주신 덕분이다. 조금씩 간식을 얻어먹으면서 아주 조금씩 파카도 경계심을 줄여가고 있는 중.
그런데 오늘 계셨던 손님은 멀리서 파카를 지켜보다가, 내 무릎에 앉아 쉬던 파카가 어떤 소리에 무서워하자 갑자기 다가와서 파카를 만지려고 하셨다. 나는 얼른 요 녀석을 감싸면서 하지만 미소를 지으며 말씀드렸다. 경계심이 많아서 가까이 오시면 짖을 수도 있다고.
안다. 좋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귀여운 작은 동물이 눈 앞에 있고, 무서워하는 것 같고 달래주고 싶은 마음에 손을 내밀었을 것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그 마음은 자신의 마음이고, 그 행동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까지는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스킨쉽을 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불편할 수 있듯이 강아지 역시 그럴 수 있음에도 말이다.
하지만 좋아한다면 최소한의 관심은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한다. 적어도 강아지를 좋아한다 생각한다면, 처음 만나는 강아지에게 어떻게 다가가는 것이 좋은지 아주 기본적인 것에만큼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옳지 않은가 하고. 놀로 퍼피클래스에서 내가 배운 바에 따르면 처음 만나는 강아지와 인사하는 방법은, 정면보다는 측면으로 앉아 가만히 그 강아지가 어떻게 하는지를 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 강아지가 나에게 다가와서 냄새를 맡으며 살갑게 행동하면 나를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니 그에 맞추면 되고, 반대로 다가오기 어려워하면 또 그대로 더 다가가거나 만지려고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혹은 강아지 유튜브를 조금만 보다보면 자연히 등장하는 강형욱 훈련사님도 종종 이야기하지 않는가. 지나가는 강아지가 너무 귀엽다면 고음발사보다는 손하트가 훨씬 좋다고.
그런 관심조차 없는 경우라면 차라리 그냥 무심하게 지나치는 것이 좋다. 내 입장에서는. 아니 강아지를 키우는 반려인이라면 비슷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산책을 하다보면, 파카에게 고음을 발사한다거나 가까이 다가온다거나 하는 경우들이 있다. 물론 무지에서 온 것이겠으나 나로서는 그러한 무지가 참으로 안타깝다. 하루씩 더디게 사회화가 되고 있는 파카에게 혹시나 악영향이 갈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강아지의 전형과는 너무나도 다른 내 강아지를 키우면서.
나 역시 강아지를 키우지 않을 때는, 강아지라면 대부분 사람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파카를 키우면서 알게 된다. 물론 그런 강아지들도 많겠지만 생각보다 그렇지 않은 강아지들도 많다는 걸.
파카는 사람으로 따지면 극도의 I 내향형인듯 싶은 것이 자신이 호기심이 가서 냄새맡는 것은 좋지만 자기에게 누군가가 관심을 갖는것은 싫어한다. 그래서 얌체같기도 하고 (간식만 얻어먹고 뒷걸음질쳐서 도망을 오거나 자기가 가까이 가서 꼬리 흔들어놓고 아는척하면 짖기 일쑤다) 혹은 그냥 그대로 놔두면 아주 얌전한 강아지이기도 하다. 어느 타이밍에 보느냐에 따라 파카는 참 다른 강아지다.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모르는 사람들에게 관심받는 걸
좋아하지 않는 강아지들도 있다는 사실
이제는 8개월이 가까워가고 그동안 꽤 많은 산책 훈련과 사회화 교육을 받은 덕에, 사람에 대한 경계심은 (관심을 크게 주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꽤 많이 낮아졌지만 그럼에도 처음 보는 사람이 관심을 보이는 낌새만 보여도 파카는 질색팔색을 하곤 한다. 눈이 큰 사람이 정면에서 응시하거나, 누군가 만지려고 손을 내밀며 다가오거나, 고음의 소리를 내며 자신을 귀여워하는 사람들을 특히 경계한다.
귀여워해주시는 마음이야 너무 감사하지만, 그것이 표현되는 순간 파카에게는 그 마음이 무섭고 경계되는 것인만큼 나로서는 참 달갑지가 않다. 강형욱 훈련사님 말씀처럼 몇분 시간을 들여서 훈련에 참여해주시지 못할 거라면 그냥 지나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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